지리산 종주(1박 2일)

2013. 7. 1. 16:38산과 여행(전국)

동행 : 삼부자(아들과 함께하는 산행)

일시 : 2013. 6. 25~26.

코스 : 성삼재 휴게소 ~ 노고단 ~ 임걸령 ~ 삼도봉 ~ 화개재 ~ 연하천 ~ 벽소령대피소 ~ 세석대피소 ~ 장터목대피소 ~ 천왕봉 ~ 장터목대피소 ~ 백무동

거리 : 35.7km(첫째날 : 16.8km, 둘째날 : 18.9km)

시간 : 22시간 46(첫째날 : 10시간 6, 둘째날 : 12시간 40)

산행 기록

종주를 준비하면서 가장 먼저 고려해야하는 것은 산장 예약이다. 일반적인 종주는 노고단에서 천왕봉으로 가는 코스로 알고 있지만 산장 예약이 여의치 않으면 반대로 하는 경우도 있단다.

노고단에서 출발할 경우 연하천, 벽소령, 세석, 장터목대피소를 사용할 수 있는데 벽소령과 세석대피소가 가장 적합한 장소로 생각된다.

천왕봉 일출을 고려한다면 세석이나 장터목을 고려해야 하겠다.

예약은 국립공원관리공단(http://www.knps.or.kr/main/main.do) 로그인하여 15일 전부터 예약을 하면 된다. 그런데 이 예약이 상당히 어렵다고 하니 관심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비수기 평일은 사람이 많지 않으니 참고하면 좋을 듯 함.

노고단에서 출발하는 산행은 성삼재휴게소에서부터 시작하게 되는데 이곳까지 접근하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버스 전세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주차비, 택시비 등이 다시 고려되어야 한다.

본인의 경우는 성삼재에 차량을 주차하고 백무동으로 내려와서 하산 전에 미리 택시를 예약하여 원래 차량위치로 돌아왔다. 이 경우에는 성삼재주차장 주차비가 들어야 하기 때문에 비추다. 백무동 장터목펜션에 사전 예약을 통해 자가용 주차를 할 수 있고 택시로 성삼재로 이동할 수 있다. 새벽에도 가능하다고 하니 미리 예약하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백무동은 함양 방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굳이 백무동으로 하산을 선택한 것은 택시비 때문이다. 중산리 방향으로 하산하면 진행 방향이라 좋지만 택시비용이 10만원 정도 된단다. 장터목 펜션에서 간단한 샤워도 가능하고 식당이라 하산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다른 곳도 있으나 내가 알지 못한다. 가격은 4만원인데 인터넷 조사했을 때는 35천원이었고, 실제 미터기는 41천원이다.

장터목펜션 055-963-3434     017-661-5300

 

   천안에서 새벽 1시에 출발했다.

   새벽 출발이라 거의 잠을 잘 수가 없다. 아들에게 운전을 맏기고 잘려고 했으나 걍 뜬 눈으로 오수휴게소(남원)까지 와서 운전대를 잡았다. 새벽이라 성삼재 오르는 길은 상당히 조심스럽고 운전에 주의해야 하겠다. 성삼재 휴게소 도착하니 새벽 4시다. 이것저것 준비해서 출발하니 새벽 420. 끝까지 과자를 많이 챙겨 가자는 아들의 성화에 못이겨 가져온 과자를 거의 다 배낭에 쑤셔 넣었다.

   산행 준비하면서 먼저 배낭에 대한 고민이 많았으나 25년 전 구입해서 몇 번 사용한 후 창고에 두었다가 꺼내서 세탁을 하니 그럭저럭 쓸만 해서 별도로 준비하지 않고 현재 사용하는 배낭 두 개와 함께 가져 가기로 했다. 코펠은 아내가 결혼 전에 구입했던 거, 버너도 25년 전에 구입한 거... 뭐 모두 구닥다리지만 사용에는 무리가 없는 거 같다.

하지만 아들 신발과 바지는 돈을 좀 들여 구입했다. 바지는 외출용으로 사용이 가능한 것들로...

   준비물이 많을수록 어깨가 무겁고 힘들고 적으면 그 만큼 배고프다. 12일의 경우 산에서 할 수 있는 식사는 첫날 3, 둘째날 2식이다. 첫째날 새벽 일찍 출발한다면 새벽 간식이 있어야 하고, 아침은 김밥과 같이 집에서 간단히(?) 준비하거나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하고, 점심은 식은 밥을 용기에 담아서 라면과 함께 끓여 먹으면 최고의 점심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저녁부터는 날씨 등을 감안하여 햇반으로 모두 준비했다. 햇반은 끓는 물에 15분정도 끓이면 되니 아주 간단하다. 다만 방부제 등 식품 첨가물에 대한 부담이 좀 있긴 하다. 첫날 저녁과 다음날 아침은 소불고기로 먹고 점심은 즉석 자장과 햇반, 로스팜()으로 마무리 했다.

  

    헤드렌턴을 켜고 2~30분 걸으니 날이 밝아서 렌턴을 껐다. 50여분 오르니 노고단 대피소다. 여기서 아침 간식을 먹어야 한다. 미리 준비한 빵과 야쿠르트, 커피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540분경 노고단을 출발했다. 첫날이라 무거운 짐 때문에 힘이 든다. 게다가 첫 날 코스가 종주에서 많이 힘든 코스다. 임걸령을 지나면서 9시경 바위에 앉아 유부초밥으로 아침 식사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계속되는 내리막과 오르막의 반복으로 모두 힘들어 한다. 종주 산행은 최고로 힘든 것은 내리막이다. 왜냐하면 또 그만큼을 올라야 하기때문에 심리적으로 부담이 크다. 오늘도 오늘이지만 내일이 더 걱정이 된다. 배낭의 무게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아 어깨에 주는 무게와 오르막 오를 때의 하중이 심하게 느껴진다. 1126분 연하천에 도착하여 싸온 찬밥과 라면으로 점심 식사를 한다. 아들들이 라면 맛이 꿀맛이란다. 돌아와서도 이 라면에 대한 얘기를 한다. 쉴 때마다 바람이 많이 불어 몸에 한기를 느껴서 바로 바람막이를 입어야 하고, 출발하면 다시 벗고를 반복해야 한다. 체감 온도는 15~20도 정도 되는 것 같다.

13시경 다시 오늘의 목적지 벽소령을 향해 출발한다. 긴 휴식시간과 맛있는 점심식사, 그리고 오늘의 목적지가 가까이 있어서인지 다소 가벼운 마음으로 발길을 재촉한다. 1시간 30여분의 산행 끝에 벽소령에 도착하였는데 막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그 때가 2시 30분경이다.

 

     모든 준비와 계획이 거의 맞아 떨어지고 있어 오늘 산행이 만족스럽다. 다소 힘이 들었고 내일보다 적은 산행이었지만 계획했던 대로 순조로운 산행이었다.

     벽소령에서 대개 6시경에 자리 배정이 있는데 다소 당겨 질 수 있다고 한다. 우선 실내에 짐을 들여놓고 잠시 꿀맛 같은 낮잠을 취한다. 고등학생 단체가 있어 미리 식사를 하고 일찍 취침을 하기로 하여 320분경 식사준비를 한다. 대피소 취사장은 단지 밥을 할 수 있고 먹을 수 있는 공간이다. 사실 아무것도 없다. 식수는 70m를 내려가서 떠와야 한다. 불편하지만 자연을 위해 내가 양보해야하는 수고다. 불고기와 햇반, 양주로 저녁 식사를 마무리하고 자리배정을 받고 5시경 잠자리에 든다. 잠자리는 담요 3명이서 5장을 대여 받아 1장은 3명의 벼개로, 또 1장과 가져간 돗자리는 바닥에 깔고, 3장은 각자 덮는다. 담요는 1장당 2,000원에 대여해 준다. 대피소는 옛날 군대 내무반과 흡사하다. 마루바닥에 관물대가 있어 거기에 배낭과 짐을 두면된다. 평일이라 등산객이 많지 않아 비교적 편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 편안한 정도가 아니라 아주 푹 쉬었다고 할까? 5시경에 취침해서 오전 4시에 일어 났으니... 그야말로 정신없이 잤다. 산행으로 인한 피로, 전날 새벽 출발이라 부족한 수면, 약간의 술기운, 그리고 산속의 맑은 산소 때문에 온 몸의 피로가 확 풀린 듯 오랜만에 긴 잠에 취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다음날 아침 모두 컨디션이 매우 좋았다.

 

     새벽 4시에 일어나니 비가 그쳤다. 다시 아침을 불고기와 햇반으로 맛있게 먹고 550분 가벼운 마음으로 세석으로 출발한다. 사실 몸과 마음뿐 아니라 배낭도 많이 가벼워 졌다. 두끼 식사로 많은 양의 짐이 줄어든 것 같다. 실제로 남은 짐은 약간의 간식과 점심 식사만 남았기 때문에 어제의 배낭과는 많은 차이가 난 것 같다.

벽소령에서 세석대피소까지는 3시간 10분이 소요되었다. 아침부터 구름이 많아 시계가 좋지 않다. 세석에서 일부 구름 사이로 산 아래 마을이 간간이 보인다. 세석에서 황도와 키스틱으로 간식을 한 뒤 945분 다시 장터목으로 향한다. 촛대봉을 오르면서 1700고지에 올라섰으나 다시 약간의 내리막이다. 세석에서 장터목까지 1시간 55, 장터목에서 마지막 식사를 한다. 즉석 자장과 햇반, 로스팸, 참치로 든든하게 식사한 후 1235분 대망의 천왕봉으로 향한다. 장터목대피소 1,653m에서 천왕봉 1,915m 아마 종주의 가장 힘든 구간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어제 노루목, 토끼봉 오르는 것 보다 몸도 마음도 더 가벼운 것 같다. 구름이 정상을 보여 주지 않아 아쉽지만 어쩌랴! 이게 내 운인걸... 삼대가 덕을 쌓아야 천왕봉 일출과 반야봉 낙조, 세석철쭉, 노고운해... 등등을 본다는데...

     장터목에서 출발한지 1시간 18분만에 천왕봉 정상에 섰다. 지난 새벽 성삼재에서 420분에 출발하여 28.2km, 19시간을 걸어서 도착했다. 삼부자 지리산 종주의 대미다. 개인적으로는 20년만이고 우리 아들들은 생애 처음이다. 아이들 키우면서 언젠가는 함께 지리산 종주를 해야지 하고 막연하게 꿈꿔 왔는데... 2008년 다리를 다친 후 직원들과 함께 노고단에 올랐을 때 종주를 떠나는 등산객을 보면서 나는 이제 다시는 저런 산행을 즐길 수 없겠지 하고 절망했었는데...그리고 2010년 한라산 등산을 다녀와서 다시 지리산 종주의 꿈을 키워 왔었다.

     

       아들에게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협동심과 가족애를 느낄 수 있는 산행으로 기억되고, 남한에서 2번째로 높은 산을 올랐다는 자부심도 갖게 될 것이다.

천왕봉의 감격을 뒤로하고 오후 245분 다시 장터목을 지나 백무동으로 하산한다. 천왕봉 출발 3시간 45분만에 백무동 탐방안내소에 도착했다. 전체적으로 35.7km 22시간 46분만이다.

장터목을 지나면서 택시 예약을 하였고, 그 집이 식당과 펜션을 함께 운영한다. 도착 전에 이미 기사님은 준비 되셨으나 동동주에 파전으로 하산 기념을 하고 샤워도 했다. 비록 찬물이지만 더위와 피로를 씻어 내기에는 충분했다.

지리산 정상에 선 두 아들을 가진 아버지의 기쁨


 


대장정에 나서기 전 노고단 대피소 앞에서


05:55 노고단 고개에서 반야봉 일출


노고단 정상


노고단에서 바라본 천왕봉(까마득히 먼 곳 중앙에 솟아오른 희미하게 뭉게진 곳)


07:45  아침 식사(마눌님 새벽에 싸준 유부초밥 - 반찬은 오이피클하구 사이다) 


08:35 삼도봉


 


 


09:33 토끼봉



11:26 연하천 대피소


14:25 벽소령 대피소


 첫날 벽소령에서 한우 불고기와 피로를 풀어준 술



05:50 벽소령대피소 출발 직전


 


08:50 세석대피소


초코파이는 최고의 간식(기압이 낮은 관계로 부풀어 오른 모습)


 11:08 


짐이 될 것 같은 부푼 과자들... 그러나 훌륭한 간식거리...


 


 


12:18 장터목대피소에서 마지막 점심(즉석자장과 로스팸, 참치)


 


 13:00 


 


 


 


 


 


 


 


 


 


 


13:33  천왕봉가는 통천문 


 13:53 천왕봉 도착


 


 


17:43 백무동 계곡에서 냉족욕


18:30 백무동 장터목펜션 

계획 당시 예상 거리와 시간 

 

실제 거리와 소요 시간 

 

지리산 준비물(6월).xlsx

 

지리산 준비물(6월).xls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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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종주 준비물.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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